블레이드 러너 블래스터의 역사, 1982-2018

(편의상 다루지 않고 넘어간 부분들이 조금씩 있습니다)




* 실물



 

 

1982년 블레이드 러너 촬영에 사용된 권총은 감독 리들리 스콧이 직접 고른 오스트리아제 슈타이어 모델 SL 볼트 액션 라이플을 기반으로 소품 담당자중 한명이었던 테리 루이스가 건스미스에게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관을 구성하기 위해 슈타이어 소총에서 가져온 리시버와 탄창 속에는 공포탄 발사용으로 차터 암스의 44구경 "불독" 리볼버가 내장돼 있으며 실린더 커버나 손잡이는 별도로 완전히 수작업으로 만들어졌죠.







단 한 자루 뿐인 오리지널 모델과 함께 총을 떨어트리고 던지는 스턴트 장면을 촬영할 때 필요한 고무 복제품도 동시에 다수가 만들어져 소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블레이드 러너 블래스터의 디자인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영화 개봉 이후 다른 작품에 끼친 영향력도 무척 커서 블레이드 러너와 전혀 관계가 없는 코믹북이나 게임에서도 등장하는 모습을 자주 확인할 수 있습니다.


(Kingdom come, DC comics)



 

(Fallout)



이렇듯 블래스터는 영화 본편과 마찬가지로 매우 열광적인 팬들을 양산해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많은 숫자의 레플리카들이 매니아들 손에 의해서 만들어졌지요.







*Worldcon 이전의 레플리카





기록상 상업적 판매가 이루어진 최초의 블래스터 레플리카는 도쿄에 위치해있던 건샵 "굿 빌리지"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지만 워낙 오래 전이고 지금은 제조처가 사라져 남아 있는 관련 자료는 많지 않습니다.







굿 빌리지 이후 대중에게 알려진 가장 오래된 블래스터 레플리카는 일본의 개라지 메이커였던 Oz Shop에서 제작되었는데요,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면들만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만들어진 탓에 실물과는 그다지 닮은 구석이 없는 편입니다. 그래도 80년대 당시 기준으로는 제법 성공적이었던 제품이라 다른 곳에서 유사한 형태의 모델이 몇가지 만들어지기도 했죠.

(AdVen SSG Blaster)










80년대 중반에는 Richard A. Coyle이라는 인물이 사운드 기능과 총구 내부의 조명을 내장한 모델을 제작했습니다. 영화 촬영 당시에 스턴트 장면에서 쓰였던 러버 건의 모양을 본따 만들어졌기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외관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비례가 살짝 이상한 구석이 있었죠.



나중에는 Jupiter Production Model 상표로도 거의 동일한 사양의 제품이 판매되었습니다.






 

80년대 후반에는 일본인 다카기 료스케(Elfin Knights Project)가 최초로 슈타이어 SL + 차터 암스 불독이라는 실물 소품 조합의 고증에 충실한 레플리카를 완성해냈습니다. 판매는 가스식 에어소프트건 개조 키트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손잡이나 전방 트리거의 형상에 오류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지금 시점에서 봐도 모양이 꽤 괜찮은 느낌이죠.






 

90년대 중반의 PKD(Pflager Katsumata Series-D) 모델은 아마 대중적인 인지도가 가장 높은 블래스터 모형일 겁니다. Rick Ross가 만든 이 물건은 실물보다 크기가 크고, 만화적으로 과장된 스타일의 외관을 가지고 있었으나 인기는 상당해서 상품명인 PKD가 팬들 사이에서 블레이드 러너 블래스터의 정식 명칭으로 반쯤 굳어질 정도였죠.

 






90년대 후반, Richard A. Coyle은 Phil Steinschneider와 협력해 C&S라는 이름으로 과거보다 발전된 레플리카의 제작을 시도했습니다. 스턴트용 더미 건 대신 실총 부품들을 구매해 플라스틱으로 복제했기 때문에 한동안 결정판적인 제품으로 통했죠.




이탈리아제 SIDKit 모델 역시 초기에 C&S 블래스터를 강하게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 모델건 메이커 Hartford에서 블래스터가 발매되었습니다. 이전의 레플리카들과는 다르게 개인 제작 상품이 아닌 공장생산품 형식이었기에 구조적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죠. 단지 내장된 리볼버로 차터 암스 불독 대신 S&W J프레임을 개조해 사용한지라 모양도 다르고 크기가 실물보다 작은게 최대 단점입니다.



Off-World라는 상표명으로 하트포드제의 카피품도 만들어졌는데, 세부 디테일이나 구성에서 원본과 차이가 많이 납니다.





 

*Worldcon 이후의 블래스터




 

2006년, LA에서 열린 World Science Fiction Convention 행사장에 그때까지 행방이 묘연했던 실물 블래스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소식은 블레이드 러너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화제가 되었고, 기존의 블래스터 제작자들 역시 새로 밝혀진 정보를 바탕으로 개선된 모델들을 만들기 시작했죠.


(Richard Coyle - CS&T)



(SIDKit)



(Elfin Knights)







 그러던 중 2000년대 후반 블래스터 시장에 "토메노스케 블래스터" 라는 이름의 신규 메이커가 등장했습니다.


이 모델은 높은 재현도로 공개와 동시에 널리 주목을 받으면서 나중에는 대량 양산 버전까지 나왔죠. 최종적으론 낡아보이게 도색을 거친 뒤 블레이드 러너 2049에 소품으로 출연, 가장 실물과 흡사한 블래스터라는 지위를 획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Elfin Knights 역시 토메노스케와 비슷한 시기에 양산형을 출시했는데, 이쪽도 완성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더군다나 80년대부터 레플리카를 꾸준히 만들어온 경험과 열정을 생각하면 전혀 우습게 볼만한 수준이 아니죠.


최근에는 물총도 발매했습니다.








 

하트포드용 옵션 부품을 주로 만들던 ZOSPEC ARMORY에서도 2010년대 초반에 독자적인 개라지 키트 방식의 블래스터가 나왔습니다만 전방 트리거와 방아쇠울의 모양이 조금 엉성한 편이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2049 블루레이 한정판의 블래스터. NECA에서 생산한것으로 아는데...LED 점등을 제외하면 품질 자체는 그렇게 뛰어나진 않습니다. 무가동인걸 감안해도 토메노스케나 엘핀 나이츠에서 제작한 더미 모델 쪽이 형태가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죠.




(NECA)




(Tomenosuke "Stunt")




(Elfin knights "Solid")

 

어차피 부록이니 대단한걸 기대하기 어렵긴 합니다만...그래도 이것보단 더 잘 만들어줬으면 했는데 말입니다. 스탠드에서 분리하지 못하도록 접착되어 있다는 것도 아쉽구요.


덧글

  • 루루카 2018/03/27 17:31 # 답글

    재밌게 잘 보고 가요~
  • 울트라김군 2018/03/28 02:10 # 답글

    정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네카가 총도 만들 수 있는진 처음 알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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